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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963 현재 진행중인 전시 안내입니다.

전시
슈퍼플렉스 개인전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종료
  • 날짜2019.08.14 ~ 2019.11.30
  • 장소국제갤러리 부산점
  • 시간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주최주관국제갤러리
  • 티켓가격무료
  • 문의051-758-2239
  • 웹사이트 바로가기 >
  • 전시소개
  • 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오는 8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덴마크 출신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의 개인전을 부산점에서 선보인다. 1993년 야콥 펭거(Jakob Fenger),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Bjørnstjerne Christiansen), 라스무스 닐슨(Rasmus Nielsen)이 결성한 그룹인 수퍼플렉스는 현대사회 속 작가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글로벌 세계 및 권력 시스템의 성격을 고찰해왔다. 국제갤러리와의 첫 번째 전시인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In our dreams we have a plan)》에서는 특히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매개로 권력과 자본의 상징성에 대한 서사를 엮어낸다. 본 전시의 제목은 1976년 발표된 아바(ABBA)의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중 가사 한 소절을 차용한 것으로, 기존 가사의 ‘나(I)’를 ‘우리(we)’로 바꿈으로써 더 이상 개개인이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인류 전체가 당면한 위기를 시사한다.

 

갤러리 한쪽 벽면을 장식하는 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파산을 선언하고 여타 금융 및 정부 기관에 인수된 은행들의 로고를 회화의 형태로 번안한 작업이다. 한때 권위와 자신감의 상징으로 기능토록 고안된 로고들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징물, 실패한 권력구조의 초상이 되어 내걸린다. 한편 그 반대쪽 벽면에는 2008년 4월 1일 베어 스턴스(Bear Sterns)가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세계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전체적인 연대기가 기다란 검정색 패널 위에 정리되어 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변칙성을 시각화한 또 다른 작업인 는 동시대 가장 논쟁적인 화폐종류인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치 변동을 보여준다. (현재까지의) 최고가가 기록된 18개월의 기간을 포착해 그사이 급변하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그래프의 형태로 시각화한 조각 작품이다. 가상화폐가 지닌 무형의 실체를 조각이라는 물체로 번안하는 과정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즉 가상화폐에 대해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이미지를 활용했다. 이 조각들은 일견 모더니즘적인 미니멀 오브제로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사실 금융계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패턴을 구축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는 선진 금융을 향한 믿음,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뢰를 앗아갔다.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하겠다는 유토피아적 모더니즘을 경험해본 적도 없던 세대는 얼떨결에 전지구화에 대한 환상의 붕괴를 목도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종결을 맞이했다. 이렇게 급변하는 인류의 세상을 자연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수퍼플렉스는 갤러리 입구에 설치한 조각 작품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한다. 벽면에 새겨 넣은 세 개의 푸른 유리조각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정리한 예상치에 근거하여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상승할 해수면의 높이를 가리킨다. 시대를 가늠하는 새로운 눈을 제공하는 것이 현대미술가의 역할이라 상정할 때, 수퍼플렉스는 우리의 현재와 근미래를 추동하는 비가시적 힘을 충실히 시각화해 내고자 한다. 이는 유토피아적 자유를 그리는 꿈으로의 초대일수도, 자본주의의 또다른 악몽으로의 초대일수도 있다. 어쩌면 동시에 그 모두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수퍼플렉스는 전시의 일환으로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F1963 내의 프라하993과 협업해 맥주 를 선보인다. ‘무료’가 아닌 ‘자유(freedom)’의 뜻을 품은 는 수퍼플렉스가 2004년 코펜하겐 IT대학의 학생들과 처음 고안한 것으로, 무료 소프트웨어 및 오픈소스의 개념을 전통적인 실물 상품에 적용해본 프로젝트다. 의 레시피와 관련 브랜딩 요소는 모두 CCL(Creative Commons License) 하에 공유된다. 이에 따라 누구든 본 레시피를 따르거나 변형하여 자신만의 FREE BEER를 만들어 마실 수 있으며, 누구든 FREE BEER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국제갤러리와의 전시를 기념해 론칭한 ‘FREE BEER Version 7.0’은 엠머 라거에 매실을 더해 향긋한 달콤함을 살린 맥주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체코 출신의 브루 마스터(양조 전문가)가 개발했다. 전시기간 중에는 관객 누구나 프라하993에서 수퍼플렉스의 또 다른 작품인 해당 맥주를 구매할 수 있다.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


각자의 희망과 목표는 개인적인 것일지언정 더 나은 미래 속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는 능력은 인류의 공통분모이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사이 우리의 뇌가 우리의 경험을 정리하는데 , 이 과정에서 우리가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를 생성하기도 한다. 징조나 평행 현실로 해석되기도 하는 이 꿈이라는 화학적 물리작용은 우리에게 영감을 심어주며, 우리는 꿈을 우리의 의식적 현실에 투영한다. 


우리는 꿈을 실현하는 자유를 흔히 개인의 경제성장과 동일시하고, 부를 축적함으로써 발전을 꾀한다. 집을 소유한다는 꿈이든, 더 나은 교육을 받겠다는 꿈이든, 단순히 ‘더 많은 것’을 꿈꾸는 것이든, 우리는 이 등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 우리가 공유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각자 더 많이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한다. 하지만 바다의 만조와 하늘의 일식이 그러하듯, 땅 위에서는 파괴적인 경제위기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우리의 꿈을 현실로 번안한 것이 저주라도 받은 듯 말이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의 꿈의 총체는 꾸준히 덩치가 커진다. 지구에서의 우리의 현존은 돌이킬 수 없는 급진적 변화의 길목에 들어섰다. 개인의 더 나은 미래가 모두의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꿈을 좇기에 인간이다. 우리의 꿈이 우리의 현실과 연계된다는 것을 안다. 우리의 꿈을 반영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꿈을 꾸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연계 과정이 다소 오염된 것 같다. 이 관계를 어떻게 다시 규정해볼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꿈 없이 계획이라는 것을 세울 수나 있는 것인가?


2019년 8월 수퍼플렉스 

 

작가 소개

 

수퍼플렉스는 1993년 야콥 펭거(Jakob Fenger),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Bjørnstjerne Christiansen), 라스무스 닐슨(Rasmus Nielsen)이 결성한 3인조 그룹이다. 자신의 작업을 ‘도구(Tools)’라 명명하는 이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매개로 경제적 생산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할 것을 제안해왔다. 경제시스템과 생산조건을 고찰하는 수퍼플렉스의 작업은 흔히 미술작품과 실용적 물품 사이를 오간다. 수퍼플렉스는 런던 테이트 모던(2017), 멕시코시티 후멕스 현대미술재단(2013), 런던 사우스 런던 갤러리(2009), 스위스 쿤스트할레 바젤(2005)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샤르자 비엔날레(2017, 2013), 광주 비엔날레(2018, 2002), 상파울루 비엔날레(2006) 등 다수의 비엔날레 및 단체전에 초대되었다.

한편 수퍼플렉스는 최근 한국, 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 파주 도라산전망대에 관람객 마음에 내재한 '집단'의 잠재력과 ‘협업’의 중요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3인용 모듈식 그네 작품 <하나 둘 셋 스윙!(One Two Three Swing!)>을 선보이며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 | 안천호

이미지 제공 | 국제갤러리